흔히 속물이라고 하면 무언가 비정상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속물근성이라든가, 속물이 주는 의미가 지극히 냉소적이다. 하지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거기엔 심오한 뜻이 내재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속물은 체제 내에 안주하며, 재산,지위 축적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며, 인구 다수를 차지하는 대세를 이루고 있다. 보수층과의 결합, 치안, 나라와 교회, 자식을 통해 자신을 찾으려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신자유주의를 신봉하고 속물의 자기 것 지키기에 대한 에토스를 지켜주기 때문에 치안정치에 집중하며 위협과 폭력을 일삼으며 기득권을 유지해 가려 한다. 부류로는 명품, 외제차, 유학을 지향하며 자기 스스로는 결여된 작은 속물이 대표적이며, 정치의 문화화에 주력하고 교회,학교, 병원이 넘치는 현실을 직시한다. 반면, 잉여는 속물 대열에서 이탈한 몸의 비듬과도 같은 조재로 컴퓨터와 게임에 몰입한 폐인과도 같은 생활에, 병신 짓, 루저, 수동적 아웃사이더, 경쟁 낙오자로 냉소주의를 바탕으로 자기 비하를 담고 있다. 졸지에 찾아와서 꽤 오랜 시간 지속되는 특성을 갖고 있으며, 문화의 정치화를 지향하며 생산 영역에 참여하지 못하는 주체들의 경제,문화적 조건을 띤 잉여적 삶을 의미한다. 주로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다음, 디시인사이드, 오유, 일베를 통해 문화 생산물을 양산해내며 잉여짓을 통해 정보자본주의의 밑거름을 마련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 글은 논문 9편을 잉여에서 추린 글로 소개하고 있으며 특정주제인 속물, 잉여를 다룬 논문선집이다. 사회과학적 개념이라기 보단 문학적 수사에 가까운 개념인 주제를 다루면서 지식인, 민중은 속물로 대체되고, 민중신학은 속물신학으로, 민중사회학은 속물사회학의 관점에서 다루어지고, 젊은 잉여 세대가 처한 처지, 그들의 생각, 행동이 지닌 의미와 사회구조적 연관성 여부를 논하며, 늙은 속물, 늙은 잉여까지 확장하여 살펴보고 있으며, ‘이미 속물이지만 벌써 속물은 되지 말자’는 취지하에 이루어지고 있다. 김홍중, 삶의 동물 속물화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귀여움 에서는 홍상수 감독의 ‘생활의 발견’을 통해 ‘인간은 못돼도 괴물은 되지말자’며 자만심과 허위의식, 세속, 편협, 타락, 허영, 나르시시즘, 사랑학대, 애정집착을 보이는 속물에 대한 평범한 것이 악이 되는 세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실존없는 속물 근성을 토로한다. 그러면서 속물의 세계에 동화되기 전의 자존심, 냉소, 멸시, 자신이 속물임을 아는 한에서 고급속물이며 스스로 부정함으로써 속물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진정성이 결여된 존재감이 자기 고유의 척도인 속물에서 벗어나려는 안간힘을 내비치고 있다. 김상민, 잉여미학 에서는 88만원 세대가 겪는 워킹푸어, 비정규직, 파트타임노동자, 일바, 계약직, 인턴, 이주노동자, 사회부적응자등의 잉여인간을 다루고 있다. 구조조정, 위기관리, 노동유연화, 선진화, 자본의 신자유주의 전략에 무방비로 노출된 노동계급의 삶을 다룬 프레카리아트(불안정 무산계급)에 관해 심도있는 논의를 하고 있으며, 잉여 파워, 잉여짓과 뉴미디어로 무장된 웹2.0의 파워를 갖고 있다. 주로 버려진, 버림받은 잉여 시간의 불안정한 주체들의 시간을 다루고 있다. 한윤형, 루저는 세상속의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는가 에서는 장기하의 싸구려 커피 속의 루저를 통해 세숫대야에 고여있는 물과 같은 존재이자, 새로운 것은 아무데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한 꿈, 희망, 열정이 무기치함을 알고 있다. 엄친아 역시 고액연봉노동자일뿐이며, 그이상도 아니다라고 규정짓는다. 김수환, 웹툰에 나타난 세대의 감성구조 에서는 디시인사이드의 웹툰(웹+카툰), 병맛 만화(병신스러운 어떤 멋), 조롱의 미학에 대해 논하고 있는 데 이말년 웹툰을 통해 특유의 구조를 파헤치고 있다. 예측할 수 없는 기발한 전개를 바탕으로 뜬금없는 결말을 유도하는 기승전병 구성, 유희적 공통코드, 비합리, 우연성, 비주류, 자기비하, 수동적 자의식을 토로하고 있다. 잉여를 바라보는 관점 역시 체계에 의해 부정되며 부차적 취급이; 아닌 식별조차 되지 않는 존재이자 주변도 아닌 부분도 될 수 없는 존재로서의 냉소, 패배적 잉여를 다루고 있다. 서동진, 자기계발하는 주체의 해부학 혹은 그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 에서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언급을 하고 있는 데 개인의 자유를 통해 개인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인식하고 대할 것인가를 규정하면서 대안으로 사회적 기업을 모색하고 있다. 그 외에도 다양한 논제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속물과 잉여의 극복 대안으로 인간성 회복이 유일한 희망임을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공유와 나눔, 공동체 복원, 평등기반확대, 사회적 기업 등을 탈출구로 보고 있다. 꽤 전문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논문이지만 주류는 역시 금융위기 이후 한국사회의 총체적인 현실을 주시하고 극복할 수 있는 대안 마련에 주력하고 있으며, 인간성 회복을 위한 지속적인 관심을 표방하고 있다.
속물 과 잉여 로 포착한 21세기 한국 사회의 자화상학문과 대중의 새로운 만남을 모색하는 논문 큐레이션 서비스 기획물1990년대 이후 변화한 한국 사회의 에토스를 ‘속물’과 ‘잉여’라는 두 용어를 통해 포착하고, 관련 우수 논문을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대개 논문은 속물과 잉여의 탄생과 활동이 신자유주의적 정보자본주의와 맺고 있는 깊은 연관성에 주목한다. 이미 발표된 논문 가운데 우수 논문을 주제별로 선별해 일반 독자에게 제공함으로써 학계와 대중의 만남을 새롭게 모색하는 ‘논문선’ 기획물의 첫 권이다.사회학자, 인류학자, 문화연구자, 국문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각기 다양한 이론과 방법으로 한국 사회의 속물성을 진단하고 잉여 문화를 해부한다. 논문들은 물론 학술적이고 때론 현실 비판적이다. 연구 대상에서 세대로는 속물화한 386세대와 스스로를 잉여라 부르는 청년 세대를 아우르고, 현상으로는 그들이 생산하고 소비하는 잉여짓과 자기 계발 열풍 등을 포함한다. 속물’과 ‘잉여’는 21세기 현재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두 용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속물 또는 잉여를 키워드로 삼아 1990년대 이후 변화한 한국 사회의 정서와 체질을 포착한 아홉 편의 논문을 묶고, 머리글을 덧붙였다. 속물과 잉여란 수사는 우리 사회를 비추는, 나아가 현실의 우리 자신을 마주하게 하는 거울이다. 독자들로선 논문마다 조금씩 달리 등장하는 속물 또는 잉여와 조우하면서 그들의 실체에 점차 다가갈 수 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그들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시. 나에게 對答하라 / 박세영
머리말. 속물 정치와 잉여 문화 사이에서 / 백욱인
삶의 동물/속물화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귀여움: 87년 에토스 체제의 붕괴와 그 이후 / 김홍중
잉여미학-뉴미디어 정치경제학 비판을 위한 노트 / 김상민
루저는 ‘세상 속의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는가? / 한윤형
웹툰에 나타난 세대의 감성구조?잉여에서 병맛까지 / 김수환
자기 계발하는 주체의 해부학 혹은 그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 / 서동진
한국사회와 청년들-‘자기파괴적’ 체제비판 또는 배제된 자들과의 조우 / 소영현
사이버스페이스에서 증여의 논리 / 이길호
현대 일본의 새로운 ‘계급’을 둘러싼 지적 지형도 / 안천
Between Flexible Labor and a Flexible Lifestyle: A Study of Working Poor Young Single Women in the Post-Asian Financial Crisis South Korea / Jesook S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