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집배원 나희덕의 유리병 편지
[신 철 作]
[나 희 덕 ]
강
황 인 숙 詩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 지,
미쳐 버리고 싶은지 미쳐지지 않는지*
나한테 토로하지 말라
심장의 벌레에 대해 옷장의 나방에 대해
찬장의 거미줄에 대해 터지는 복장에 대해
나한테 침도 피도 튀기지 말라
인생의 어깃장에 대해 저미는 애간장에 대해
빠개질 것 같은 머리에 대해 치사함에 대해
웃겼고, 웃기고, 웃길 몰골에 대해
차라리 강에 가서 말하라
당신이 직접
강에 가서 말하란 말이다
강가에서는 우리
눈도 마주치지 말자.
*이인성의 소설 제목 "미쳐 버리고 싶은, 미쳐지지 않는" 에서 차용.
P.058 /059
시인이 옮겨놓은 글을 그대로 잘 뵈게 해둬야 하는건데.
다음에 수정본을 올려 두겠다..오늘은 이정도로 그만..
손이 떨려서 보정하기 힘듦.
할 일도 많고, 이달은 얼마 안남고
마음은 바쁘고 뜻대로 될 리도 없고
그래도 어디론가 가긴 해야할 것 같다.
흘러 가듯 , 물처럼...너무 고여있어서..
하긴그게 쉬운 것은 아니지...
그치만, 이번이 아니면 다음엔 기회가 정말
힘들게 올것이라서..
독자들의 마음에 가닿으리라는 믿음으로 띄워 보낸 ‘유리병 편지’
사이버문학광장 ‘문장’의 세 번째 시 배달, 문학집배원 나희덕의 ‘유리병 편지’
문학집배원 나희덕의 유리병 편지 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사이버문학광장 ‘문장’의 ‘문학집배원’ 꼭지에서 도종환, 안도현 시인에 이어 세 번째 문학집배원으로 선정된 나희덕 시인이 2008년 5월부터 2009년 4월까지 주마다 한 편씩 독자들에게 배달한 시 편지를 한데 묶은 책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2006년부터 지금까지 1년에 시인 한 명을 ‘문학집배원’으로 위촉해 매주 월요일에 시 편지를 온라인으로 배달하는 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이 책에는 김춘수, 박경리 선생과 같은 작고 문인부터 우리 시단의 어른인 정현종, 신경림, 정희성, 이시영 시인, 그리고 김행숙, 박진성, 이근화 등의 젊은 시인까지 세대와 시 형식을 구분 짓지 않고 좋은 시를 쓰는 시인들의 시를 담았다. 생의 경륜과 유려한 시어로 깊이를 더하는 시부터 톡톡 튀는 상상력으로 발랄함을 뽐내는 시까지, 여러 시인들의 다양한 시세계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시 감상과 더불어 나희덕 시인의 해설을 읽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나희덕 시인은 시어에 담긴 의미까지 생명과 생명 사이의 관계 속에서 풀어낸다. 또한 시어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읽어낸다. ‘나희덕의 시배달’은 중·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교사들에게도 인기가 좋았다고 한다. 시와 해설과 함께 어우러진 신철 화백의 세련되고 감각적인 그림들은 마치 화집을 보는 듯한 즐거움을 준다. 신철 화백은 스물다섯 번의 개인전과 사백여 회의 기획전 및 초대전을 연 중견 화가답게 자연물을 소재와 주제로 삼으면서도 현대적이며 감각적인 그림을 선보이고 있다. 그림 속에 담긴 오브제들이 일러스트적인 느낌의 디자인으로 재표현되어 친근하게 느껴진다.
시를 배달하며
봄
내가 갈아엎기 전의 봄 흙에게 | 고영민
살그머니 | 강은교
인연 | 김해자
달팽이 | 김사인
노래 | 강정
목련의 꿈 | 고재종
식목제 | 박진성
이방인 | 김영승
낙화, 첫사랑 | 김선우
아버지의 등을 밀며 | 손택수
나의 신발이 | 신경림
샘가에서 | 이성복
동사무소에 가자 | 이장욱
여름
옛날의 그 집 | 박경리
강 | 황인숙
유월에 | 김춘수
공기 예찬 | 장옥관
그놈의 커다란 가방 때문에 | 성미정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 송경동
첫 | 김혜순
까막눈 하느님 | 전동균
질 나쁜 연애 | 문혜진
숲 | 이영광
이별의 능력 | 김행숙
가시는 생각, 오시는 생각 | 한영옥
우체국을 가며 | 황규관
가을
가을의 소원 | 안도현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 정현종
보름달 ?전화 | 이진명
슬픔이 없는 십오 초 | 심보선
응 | 문정희
달과 전차 | 고운기
한번쯤은 죽음을 | 조은
어깨 너머의 삶 | 장이지
늦가을을 살아도 늦가을을 | 문태준
구름표범나비 | 이민하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 정희성
함승현 옷수선집 | 이사라
나도 그들처럼 | 백무산
겨울
연애의 법칙 | 진은영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 | 최승자
선술집 | 고은
전등 | 김백겸
나쁜 소년이 서 있다 | 허연
눈보라 | 황지우
행복 | 이시영
말빚 | 이희중
슬픔을 사육하다 | 고성만
달려라 도둑 | 이상국
나는 내 인생이 마음에 들어 | 이근화
군무 | 도종환
기적 | 마종기
시인 약력
작품 출전